말라가 히브랄파로 성 아침 산책(+말라가 공원, 말라게타 비치)

말라가의 히브랄파로 성(Castillo de Gibralfaro)은 14세기 초에 세워진 요새로 말라가 도심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이른 아침, 알카사바의 성벽을 따라 히브랄파로 성까지 올라가는 길은 정말 상쾌했다. 방문한 시기가 8월이라 아마 한낮이었다면 걸어 올라가지 못했을 것이다. 이른 시간이라 사람들이 많지 않아 한적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었다. 간간이 조깅하는 주민들을 마주치는 정도였다. 

히브랄파로 성을 둘러본 후 말라가 공원을 지나 말라게타(Malagueta) 비치까지 걸었다. 말라가라는 도시는 마치 365일이 축제인 듯 왠지 사람을 설레게 하는 곳이다. 거리 곳곳의 야자수와 새빨간 히비스커스도 한몫 거들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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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랄파로 성으로 올라가는 길에 내려다본 말라가 시내. 왼편에 투우 경기장이 보인다.


히브랄파로 성(Castillo de Gibralfaro)

기본정보

히브랄파로 성은 말라가 알카사바와 더불어 이슬람 왕조시대에 건설된 대표적인 무어양식의 건축물이다. 고대 페니키아인들이 세운 요새가 있던 자리에 14세기 나스르 왕조의 유수프 1세가 말라가 항구와 시내를 방어하기 위한 히브랄파로 성채를 건설했다고 한다. '히브랄파로(Gibaralfaro)'라는 명칭은 페니키아어 'Jbel-faro'에서 유래한 것으로 '빛나는 바위'를 의미한다고 한다. 

말라가 알카사바는 히브랄파로 성과 이어져 있는 궁전이자 요새다. 나는 그라나다에서 알함브라를 방문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알카사바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말라가-히브랄파로-성내-전경
히브랄파로 성내 전경


이용정보

히브랄파로 성과 알카사바의 운영시간은 동절기(11월 1일~3월 31일)는 매일 오전 9시~오후 6시(마지막 입장 오후 5시 15분), 하절기(4월 1일~10월 31일)는 매일 오전 9시~오후 8시(마지막 입장 오후 7시 15분)이다. 

입장료는 히브랄파로 성과 알카사바 중 한 곳만 이용할 경우 성인 €3.5, 학생이나 노인은 €1.5이며 두 곳을 모두 입장할 수 있는 통합권의 경우 성인 €5.5, 학생과 노인은 €2.5

무료입장

매주 일요일 오후 2시 이후에는 무료입장이 가능하니, 일정이 허락한다면 시간에 맞춰 방문하면 입장료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파가 몰리지 않는 시간에 여유롭게 산책 삼아 둘러보고 싶다면 아침 시간을 추천한다. 도보로 20~30분이면 충분히 올라갈 수 있는 거리이니 날씨만 좋다면 아침 운동으로 최적의 코스다. 알카사바와 히브랄파로 성 자체의 전경도 훌륭하지만, 성벽을 따라 올라가며 바라보는 말라가 시가지의 풍경도 아름답다. 


말라가 공원(Parque de Málaga)

말라가-구도심-도로변에-조성된-말라가-공원
말라가 구도심 도로변에 조성된 말라가 공원

히브랄파로 성을 둘러본 후 말라게타 비치 방향으로 걷다 보니 야자수와 사이프러스, 히비스커스 등 다양한 수종이 멋들어지게 어우러진 공원이 보인다. 말라가 공원이다. 말라가 공원은 말라가 구시가의 주요 도로 중 하나인 파르케 대로(Paseo de Parque) 변을 따라 길게 조성되어 있는데, 말라게타 해변까지 이어져 있어 가는 길 내내 공원을 걸을 수 있어 좋았다. 


말라게타 비치(Playa de la Malagueta)

말라게타 비치는 알카사바에서 성인 걸음으로 15~20분이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도심에서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 바다가, 그것도 지중해가 펼쳐져 있다니. 말라가는 참 매력적인 도시다.

말라가의-말라게타-해변-풍경
말라가의 말라게타 해변

'Costa de Sol(태양의 해안)'이라는 명성답게 8월의 말라가는 온 도시가 뜨거웠다. 그래도 내륙에 위치한 세비야(Sevilla)에 비하면 말라가의 더위는 그나마 견딜만하다. 세비야의 한여름, 한낮의 더위는 한증막을 방불케 한다. 

말라게타 해변에는 정말 사람이 많았다. 백사장이 일광욕을 하고 있는 사람들로 빼곡히 들어찼다. 말라가 시민들과 다른 유럽 국가에서 온 관광객들이 대부분인 듯 보였다. 서핑이나 패들링 등 수상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주변으로는 스페인의 캐주얼한 해산물 레스토랑인 '치링기또(Chiringuito)'가 즐비하다. '에스페토(Espeto)'라 불리는 올리브 나무로 구워낸 말라가 식 생선 꼬치구이가 유명하니 말라가를 방문한다면 시도해 보기를. 


마무리

말라가는 과연 안달루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휴양도시다운 면모를 갖췄다. 아름다운 에메랄드빛 해변과 이슬람 문화의 흔적이 묻어나는 이국적인 건축물들, 365일이 축제인 듯 활기가 넘치는 거리, 골목 곳곳의 펜시한 레스토랑과 이색적인 상점들. 참 매력적인 도시다. 여행자들에게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말라가-구도심-주요-명소-지도
말라가 구도심의 주요 명소

히브랄파로 성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상쾌한 아침 공기와 함께 산책해 보길 권한다. 성을 둘러보고 내려왔다면 꽃과 녹음이 가득한 말라가 공원을 지나 태양의 해변 '말라게타'까지 한가로이 걸어보자. 말라가의 도심과 자연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