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조르제 성, 리스본의 일몰 맛집

상 조르제 성(Castelo de São Jorge)은 리스본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자리하고 있어 도심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특히, 상 조르제 성에서 바라보는 테주(Tejo) 강의 일몰 풍경은 정말이지 장관이다. 오늘은 상 조르제 성의 역사와 여행 정보 등에 대해 포스팅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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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조르제 성에서 내려다본 리스본 도심과 테주강

📍상 조르제 성 위치


상 조르제 성 기본 정보

리스본의 랜드마크, 상 조르제 성 

상 조르제 성(Castelo de São Jorge)은 리스본의 대표적인 랜드마트 중 하나로,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어 멀리서도 눈에 띈다. 12세기 중반, 포르투갈의 기독교 왕들이 무어인들로부터 리스본을 탈환한 후 이곳에 거주하며 요새로 사용했다. 15세기부터는 왕궁으로 사용되었으며, 1755년 리스본 대지진으로 상당 부분이 파괴되었으나, 여러 차례 복원을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상 조르제 성은 리스본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역사적인 장소이자, 최고의 전망을 제공하는 뷰포인트다. 

성의 역사적 배경과 건축 양식 

상 조르제 성의 역사는 기원전 2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로마 시대부터 군사 요새로 사용되던 이 성은 11세기 무어인들이 성을 확장하면서 도시의 주요한 방어 기지가 되었다. 성의 건축은 전형적인 중세 유럽의 성곽 양식을 따랐는데, 두껍고 높은 성벽과 성 내부의 성탑(Keep)들이 그 대표적인 특징이다. 성을 따라 걷다 보면 다양한 시대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상 조르제 성 방문 정보

운영 시간과 입장 요금 

상 조르제 성은 연중무휴로, 하절기(4월~10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동절기(11월~3월)에는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입장료는 성인 15유로이며, 학생과 노인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온라인으로 사전 예약을 하면 긴 대기 시간을 피할 수 있다. 

리스보아 카드로 상 조르제 성 역시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나는 리스본에 도착한 날 오후 늦게 계획 없이 상 조르제 성을 방문하게 되어 리스보아 카드을 소지하고 있지 않아 티켓을 현장에서 구입했다. 상 조르제 성과 벨렝 타워, 제로니무스 수도원을 하루에 방문하는 일정이라면 리스보아 카드를 꼭 구입하길 추천한다. 

리스보아 카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해 놓은 포스팅을 참고하면 된다. 


입장권 예약과 방문 팁 

특히 여름철 성수기에는 많은 관광객이 몰리므로, 온라인으로 입장권을 예매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현장에서 입장권을 구매해야 할 경우,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 시간에 방문하면 조금 더 여유롭게 성을 둘러볼 수 있다.

성 내부의 주요 포인트와 볼거리 

상 조르제 성에는 훌륭한 도심의 전망을 즐길 수 있는 뷰포인트 외에도 다른 많은 볼거리들이 있다. 성 내부에는 소규모의 고고학 유적지와 전시관이 있어, 고대 로마, 무어인, 기독교 시대에 이르는 유적들을 전시하고 있는데, 주로 성 내부에서 발굴된 생활용품과 도자기, 무기류의 유물들과 성의 역사를 조명하는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성탑 내부에는 카메라 옵스쿠라(Camera Obscura)라는 기구를 통해 리스본 전경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관람 시설이 있다. 이 장치를 통해, 리스본 시내의 건물들과 거리, 테주 강 등 다양한 지역을 실내에서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성 안에는 카페도 있어 음료를 사들고 성벽 곳곳에 설치된 돌의자에 앉아 리스본의 빨간 지붕들을 바라보며 조용히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한편, 성 내부에는 공작새가 자유로이 돌아다니는데, 나무 위에 무리로 앉아 쉬고 있는 공작새의 모습은 평화롭고 이국적인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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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조르제 성의 공작새들


상 조르제 성에 얽힌 전설

성 조르제(성 게오르기우스)의 전설 

리스본을 수호하는 상 조르제 성에는 여러가지 전설들이 전해내려 오는데, 그중 가장 많이 알려진 이야기는 성의 이름이기도 한 '성 조르제(성 게오르기우스)'의 전설이다. 성 조르제는 용을 물리치고 이 도시를 구한 기독교 수호 성인이다. 성 곳곳에서 이 전설을 테마로 한 조각상과 기념물들을 볼 수 있다. 

마르팀 모니즈의 전설

1147년, 포르투갈의 초대 왕인 아폰수 1세(Afonso I)는 무어인으로부터 리스본을 되찾기 위해 십자군과 함께 싸웠는데, 당시 무어인들이 요새로 삼고 있었던 상 조르제 성은 워낙 방어시설이 견고해 쉽게 함락되지 않았다.

그 와중에 한 용감한 포르투갈 병사, 마르팀 모니즈(Martim Moniz)가 성문이 살짝 열린 틈을 발견하고는 자신의 몸을 그 틈에 끼어 넣어 성문이 닫히는 것을 막았고, 이러한 그의 희생으로 포르투갈 군은 입성에 성공하였다고 한다. 덕분에 포르투갈 군은 상 조르제 성을 점령하고 리스본을 탈환할 수 있었다.  

마르팀 모니즈는 포르투갈인들에게는 전설의 영웅으로, 리스본 시내에는 그를 기념하는 마르팀 모니즈 광장(Praca Martim Moniz)이 있다. 마르팀 모니즈의 전설은 포르투갈 민족의 용기와 희생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이야기로, 오늘날까지 리스본과 포르투갈의 문화적 유산으로 남아 있다. 


유의사항 및 꿀팁

성 방문 시 복장과 준비물

리스본의 날씨는 변덕스러우니 가벼운 재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7월 중순에 방문했음에도 지대가 높아서인지 저녁에는 선선한 바람이 불었다. 또한 성까지 올라가는 골목들도 주로 언덕길이 많고, 성의 입구까지는 꽤 거리가 있어 편안한 신발을 신고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성 내부에는 매점이 있지만, 가는 길에 마실 물이나 성벽에 앉아 풍경을 감상하며 주전부리할 간식을 가져가도 좋을 것 같아. 

인생샷을 위한 포토존 

상 조르제 성의 가장 유명한 포토존은 탑 위에서 내려다보는 파노라마뷰다. 성의 각 탑에서 바라보는 리스본 시내의 빨간 지붕과 테주 강 전경은 셔터를 누를 때마다 인생샷을 만들어 줄 것이다. 특히, 상 조르제 성에서 경험하는 일몰은 평생 잊지 못할 장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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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조르제 성에서 바라본 일몰

현지인처럼 상 조르제 성 즐기기 

관광객들은 성벽 주변에 다닥다닥 모여 있는 반면, 현지인들은 주로 성의 정원을 즐기는 듯하다. 상 조르제 성의 정원은 여러가지 유물과 조각품들, 아름다운 수목과 여기저기 자유롭게 거닐고 있는 공작새들을 보며 산책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또한, 성을 둘러본 후 성 외곽의 알파마(Alfama) 지구를 둘러보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알파마는 리스본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 중 하나로, 미로처럼 좁은 골목길과 무어의 영향을 받은 전통적인 건물들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동네다. 알파마는 리스본의 전통 음악인 파두(Fado)의 중심지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고풍스러운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즐비해 있어 상 조르제 성과 함께 하루 코스로 즐기기에 손색이 없는 곳이다. 


결론

상 조르제 성은 리스본의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는 곳이자 리스본에서 손꼽히는 일몰 맛집이다. 오후 늦게 방문해서인지 사람도 북적대지 않아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리스본 역시 볼거리들이 넘쳐나는 도시라 기억에 남는 곳들이 많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상 조르제 성은 다른 곳들과는 다른 특별한 감성이 있는 곳이었다. 리스본을 재방문하게 된다면 상 조르제 성은 꼭 다시 찾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