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비건 숙소 '그린 타이거 하우스' 후기

그린-타이거-하우스-오픈-테라스-전경

치앙마이 올드시티에 위치한 '그린 타이거 하우스'는 비건 여행자들에게는 오래전부터 잘 알려진 곳이다. 조금은 히피스러운 치앙마이 구도심의 게스트하우스 '그린 타이거 하우스' 숙박 후기를 남겨 본다.

치앙마이-그린-타이거-하우스-전경
치앙마이 그린 타이거 하우스


기본정보

위치

📍그린 타이거 하우스 위치(구글맵)

치앙마이-그린-타이거-하우스-위치-약도
치앙마이 그린 타이거 하우스 위치

그린 타이거 하우스는 치앙마이 올드타운의 북쪽 게이트인 '창푸악 게이트' 바로 근처에 위치해 있다. 올드타운의 가장 번화한 지역인 타패 게이트에서는 걸어서 20분 정도의 거리다. 중심부에서 조금 벗어난 지역의 골목 안쪽에 자리하고 있어 조용하고 한적하다. 개인적으로는 타패 쪽보다 이쪽 동네를 선호한다.  

내가 처음 치앙마이를 방문한 건 1990년대 중반이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올드타운을 좋아한다. 전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에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여행자의 입장인 것이다. 그래도 방콕에 비하면 치앙마이는 그나마 덜 변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주민들은 어떨지 궁금하다. 나는 내가 치앙마이 주민이었더라도 예전의 모습이 더 그리울 것 같지만, 어차피 난 주민이 아니니 완벽한 역지사지는 불가능하다. 어쨌든 '그린 타이거 하우스'는 예전의 치앙마이를 떠오르게 하는 곳이다. 치앙마이에서의 추억이 너무 많아 늘 그 시절의 치앙마이는 애틋하다.

내가 장기체류했던 게스트 하우스의 인심 좋던 주인아주머니는 지병으로 방콕으로 떠났고, 레트로한 빈티지 올드 팝으로 늘 따뜻하게 나를 맞아주던 최애 단골 카페는 이제 사라지고 없다. 대신 트렌디한 카페와 상점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섰다. 그래도 변함없는 것은, 치앙마이 커피는 여전히 맛있다는 것이다.

예약방법

그린 타이거 하우스는 치앙마이 리피터들에게 꽤 인기가 있는 숙소다. 고로 미리미리 예약을 해 두어야 이곳에서 묵을 수 있다. 나는 즉흥적으로 여행을 하는 사람이라 예약에 성공한 적이 없었다. 예약을 하려고 들어가 보면 언제나 풀부킹이었다. 그래서 항상 레스토랑만 이용을 했었는데, 이번엔 우기에 방문한 덕에 운 좋게도 이용 가능한 객실이 남아 있었다. 

예약은 아고다나 부킹닷컴 등 대부분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 할 수 있다. 그린 타이거 하우스 홈페이지에서도 가능한데,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여러 가지 프로모션을 제공하니 가격 비교 후 예약하면 된다. 나는 아고다를 이용했다. 참고로, 아고다에 직접 들어가서 예약하는 것보다 구글맵 가격비교에서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같은 객실이라도 더 저렴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다만 가격이 수시로 바뀐다.

체크인&체크아웃

그린 타이거 하우스의 체크인 시간은 오후 2시, 체크아웃은 오전 11시다. 체크인 시간 이전이나 체크아웃 이후에도 짐은 보관해 준다. 프런트는 24시간 직원이 상주하여 늦은 체크인도 가능하다. 

객실 및 비용정보

그린 타이거 하우스는 4층 건물에 총 32개의 객실이 있다. 룸 타입은 스몰 더블룸, 스탠더드 더블/트윈룸, 수페리어 더블/트윈룸, 수페리어 트리플룸이 있다. 

치앙마이-그린-타이거-하우스-수페리어-트윈룸
그린 타이거 하우스 수페리어 트윈룸

나는 수페리어 트윈룸에서 3박을 했는데, 비용은 총 211,399원(70,466원/1박)이었다. 우기이기도 했고 환율도 지금보다 2원 정도 낮았었다. 객실 비용에는 조식이 포함되어 있다. 

오늘 자(2025년 1월 17일) 요금을 찾아보니 홈페이지는 2,950밧(약 124,870원, 환율 : 42.33), 아고다에서 프로모션 하는 가격이 2,134밧(약 90,330원)이다. 치앙마이는 12, 1월이 날씨가 가장 좋은 시기라 이때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몰린다.


시설 및 서비스

객실시설

수페리어 트윈룸을 기준으로 얘기하자면, 수퍼싱글베드가 놓여 있는 객실은 공간이 꽤 여유가 있었다. TV와 미니바, 에어컨, 헤어드라이어, 수건, 샴푸, 린스 등이 구비되어 있다. 생수는 요청하면 계속 가져다준다. 옷장 안에는 금고가 놓여 있다. 

작은 발코니가 하나 있는데, 나갈 일은 없었다. 참고로, 가능하다면 무조건 가장 높은 층의 객실을 미리 요청하기를 추천한다. 나는 2층에서 잤는데 테라스 뷰가 옆집 벽이었다. 4층에는 하늘이 보이는 방이 있다. 또 한 가지, 이곳이 좀 오래된 건물이라 층간 소음이 있다. 잠귀가 밝은 사람이라면 특히나 가장 위층을 선점하길 바란다. 

그린-타이거-하우스-화장실과-욕실
그린 타이거 하우스 화장실과 욕실

화장실과 욕실은 한 공간에 있다. 사진을 한 컷에 담지 못했는데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공간이 그렇게 좁은 편은 아니다. 깨끗하게 청소가 되어 있었다. 수압도 약하지 않았다. 

룸서비스를 하는 직원들이 2층 복도 한쪽 공간에서 잠시 쉬거나 수건을 정리하는 모습을 지나다니다 보았는데, 아직 앳된 얼굴의 미얀마 친구들인 듯 보였다. 웃는 모습에 티가 하나도 없어, 보는 나까지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오픈 테라스 : 커뮤니티 공간

치앙마이-그린-타이거-하우스-커뮤니티-공간
4층에 있는 커뮤니티 공간

건물 4층에는 꽤 멀리까지 조망할 수 있는 오픈 테라스가 있다. 인스턴트 커피와 티, 정수기도 준비되어 있다.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들으며 멍 때리기 좋은 장소다. 라탄으로 만든 전등갓이 치앙마이스러웠다. 해가 지면 더 예뻐지는 공간이다. 하늘에 구름이 꽉 차 있어 조금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이곳에서 보는 일몰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귀여운 수영장

치앙마이-그린-타이거-하우스-야외-수영장
야외 수영장

4층에서 내려다보면 삼각형(사다리꼴인가?) 모양의 자그마한 야외 풀장이 보인다. 물장구치고 놀기에 적당한 사이즈다. 우기라 물이 차서인지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듯했다. 치앙마이는 어딜 가든 풀들이 가득해서 눈이 시원하다. 카페도 식당도 마사지샵도 식물로 가득 차 있다. 플랜테리어(식물 인테리어)의 본고장은 치앙마이가 아닐까 싶다. 

레스토랑 'Reform Kafe'에서 조식

그린 타이거 하우스 1층 Reform Kafe

그린 타이거 하우스 1층에는 플렌테리어의 정수를 보여주는 '리폼 카페(Reforem Kafe)'라는 레스토랑이 있다. 이곳에서 조식이 제공된다. 내가 그린 타이거 하우스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 이 레스토랑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곳에서 서빙하는 모든 메뉴는 비건인데, 정말이지 하나같이 다 맛있다. 비건이 아닌 사람들이 먹기에도 심심하지 않은 맛이다. 

치앙마이-그린-타이거-하우스의-조식-메뉴들
그린 타이거 하우스의 조식 메뉴들

조식은 뷔페가 아니고 A la carte다. 전채로 과일과 요거트, 티 or 커피가 나오고 메인은 메뉴 중 세 개까지 선택할 수 있다. (요거트와 치즈도 식물성 재료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첫날은 식탐에 눈이 멀어 메인을 정말 세 가지를 주문했다. 양이 얼마나 많던지 배가 터지는 줄 알았다. 배는 터지지만 맛있어서 멈출 수가 없었다. (미련한 인간이여.🥲)

가장 윗줄 왼쪽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베지터블 베이글, 볶음밥, 두부스크램블, 코코넛요거트, 과일, 버섯 스테이크다. 이 외에도 엄청 다양한 메뉴가 있어 매일 돌아가며 먹어보고 싶었다. 

아, 한 가지 참고할 만한 얘기를 하자면 커피와 케이크는 맛이 있지는 않다. 나에게 있어 케이크를 남기는 것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그린-타이거-하우스-레스토랑-점심-메뉴
그린 타이거 하우스에서 먹은 점심 메뉴

태국 메뉴는 당연히 맛있다. 쏨땀과 똠양꿍은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마치 김과 김치와 밥처럼. 태국에는 아무리 오래 있어도 한국 음식이 별로 생각나지 않는다. 한국 음식을 대체할 만한 자극적이고 맵고 새콤한 것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먹는 얘기에 너무 심취했다.😂 저 사진들을 보니 침샘이 자극되면서 배가 고파온다. 얼른 스크롤바를 내려야겠다. 

그린 타이거 하우스의 귀염둥이들

치앙마이-그린-타이거-하우스의-강아지와-고양이들
그린 타이거 하우스에 사는 고양이와 강아지 친구들

그린 타이거 하우스에는 이렇게 귀여운 네 발의 친구들도 있다. 그러나 다들 어디를 돌아다니는지 레스토랑 지박령 Hero밖에 보질 못했다. 세 마리가 다 5개월령인 걸 보니, 한 배 새끼인가 보다. 태국 고양이들은 유독 더 이쁘다. 샴의 후예들이라 그런가 보다.

2019년의 Hero(좌) 2024년의 Hero(우)

Hero를 처음 본 건 2019년도였다. 그때는 짝꿍인 치즈냥이와 사이좋게 꼭 붙어 그루밍을 해 주고 있었는데. 치즈 어린이는 무지개다리를 건넜다고 한다. 벌써 12살이 된 Hero 녀석. 눈빛이 공허해 보인다.

사람의 시간과 동물의 시간이 달리 흐른다는 건 참 슬픈 일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남겨지는 쪽이 대체로 인간이라는 것이다. 

기타 서비스

그린 타이거 하우스에서는 스쿠터 렌털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용은 24시간에 300밧. 우리 돈으로 12,000원이 조금 넘는 가격이다. 프런트에 여권을 맡기고 대여하면 된다. 요가 매트는 무료로 빌릴 수 있는데, 4층 오픈 테라스에서 사용하면 된다. 

그린 타이거 하우스에는 인간용 엘리베이터는 없으나, 수하물 엘리베이터는 있다. 캐리어를 끌고 와도 짐을 계단으로 들고 갈 필요는 없으니 안심하시라.🤗


마무리

그린 타이거 하우스는 나만 알고 싶은 치앙마이의 여러 장소 중 하나였다. 그런데 지금은 한국 숙박객들이 이미 넘쳐난다. 치앙마이 어디에나 그렇다. 치앙마이가 한 달 살기 명소로 자리매김한 지 제법 오래되었으니 그럴 만하다. 예전의 치앙마이가 그립긴 하지만, 치앙마이는 여전히 낭만이 있다. 치앙마이를 방문하게 된다면 비건 숙소인 '그린 타이거 하우스'에 꼭 방문해 보길 바란다. 숙박이 안 된다면 레스토랑만이라도.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