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 역사지구 도보여행 (동루이스 다리, 히베이라 광장, 포르투 대성당, 상벤투역)


오늘은 도루강 북쪽 포르투 역사지구를 둘러볼 계획이다. 빌라 노바드 가이아의 숙소에서 출발해 동루이스 다리를 건너 도루강변의 히베이라 광장을 거닐다 언덕 위의 전망 좋은 카페 'My Coffee Porto'에서 커피도 한 잔 하고, 포르투 대성당과 상벤투역을 보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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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루강 건너로 보이는 포르투 전경

도루(Douro) 강 하구의 언덕에 자리한 포르투 역사지구(Historic Centre of Oporto)는 빼어난 경관과 오랜 역사를 지닌 건축물들이 잘 보존된 지역으로, 1996년 그 역사·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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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 루이스 다리(Ponte Dom Luí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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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루이스 다리(Ponte Dom Luís) 위로 메트로가 지나간다. 


골목 구경을 하며 걷다 보니 포르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인 동 루이스 다리가 보인다. 다리 건너로 빨간 지붕이 촘촘히 들어찬 동네가 바로 포르투다. 

동 루이스 다리는 2층 구조로, 1층에는 도로가 2층에는 철도가 깔려 있다. 도로와 철도 양쪽에는 보도가 있어 사람들이 통행할 수 있다. 아치의 철골구조가 낯설지 않다 싶더니 에펠타워를 설계한 귀스타브 에펠(Gustave Eiffel)의 제자인 벨기에 건축가 테오필 세이리그(Théophile Seyrig)의 작품이라고 한다. 1986년에 개통이 되었다고 하니 40년이 다 되어가는 다리다. 

도루강 위에는 총 6개의 교량이 노바 드 가이아와 포르투를 연결하고 있는데, 동 루이스 다리의 동쪽에 위치한 마리아 피아 다리(Ponte Maria Pia)귀스타브 에펠이 설계하고 테오필 세이리그가 작업에 참여했다고 한다. 1877년 개통된 이 다리는 철도교로 높이는 65m에 달한다. 

동 루이스 다리의 2층 높이는 85m라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면 아찔할 정도다. 이렇게 높이 있는 다리를 걷는 건 산 등성이에 걸쳐 있는 구름다리 외에는 처음인 거 같다. 


2. 히베이라 광장(Praça da Ribeira)

히베이라광장에서-바라본-도루강
히베이라 광장(Praça da Ribeira)에서 바라본 도루강


동 루이스 다리를 건너 도루강변을 따라 펼쳐진 히베이라 광장을 걷는다. 


히베이라광장의-레트리버들
히베이라(Praça da Ribeira) 광장의 트리버들

히베이라는 포르투 역사지구의 중심부에 위치한,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광장이다. 도루강 하구의 부두로 오래전부터 상업의 중심지였던 이곳에는 호텔과 레스토랑, 상점들이 즐비해 관광객들로 항상 붐비는 구역이다. 


히베이라광장의-아줄레주-건축물
히베이라 광장의 아줄레주 건축물

건물 외벽의 빛바랜 아줄레주 타일이 도시의 역사를 말해 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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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로시니오 성모 교회(Igreja de Nossa Senhora do Patrocínio)

파트로시니오 성모 교회가 있는 언덕으로 올라가다 보면 'My Coffee Porto'라는 아담한 카페가 보인다. 

3. My Coffee Por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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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관광객들 사이에 유명한 뷰 맛집 My Coffee Porto


마이 커피 포르투는 한국인들 사이에 뷰 맛집으로 입소문이 난 곳이다. 
커피잔 너머로 어렴풋이 보이는 저 테라스 테이블이 가장 전망이 좋은 자리인데, 역시나 한국인 관광객이 선점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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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커피 포르투는 커피뿐 아니라 토스트도 맛있다. 

아름다운 도루강을 바라보며 커피와 토스트로 요기를 하고 골목 산책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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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의-담벼락은-일상에서-만나는-갤러리다.
포르투의 담벼락은 일상에서 만나는 갤러리다. 

담장에 늘어진 보랏빛 꽃들도 마치 벽화인양 자연스럽게 그림 속으로 녹아든다.


정어리의-도시-포르투
정어리의 도시답게 벽화에 생선도 등장한다.🤗

포르투에 오면 꼭 맛봐야 할 음식 중 하나가 정어리 요리다. 정어리를 포르투갈어로 사르디냐(Sardinja)라고 하는데, 포르투에는 정어리를 모티브로 한 기념품 가게들이 넘쳐난다. 

심지어 매년 6월 열리는 성 요한 축제(Festa de São João) 기간에는 함께 정어리를 구워 먹는 전통까지 있다고 한다.

포르투가 해양도시이다 보니 모든 해산물이 워낙 풍부하고 또 신선하다. 그중 정어리는 이곳 사람들의 밥상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음식이라고 한다. 

레스토랑에서 정어리 요리를 시키면 보통 그릴에 구운 정어리와 감자, 그리고 샐러드가 함께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흔히 먹는 생선이 아니라 혹시나 비리지 않을까 살짝 걱정했는데 완전한 기우였다. 꽁치구이보다 더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었다. 

포르투는 아무 식당이나 들어가도 실패할 일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실로 맛의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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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가판대

가정집인 것 같은데 문 앞에 단출하게 음료를 몇 개 올려놓고 가판대를 열었다. 글라스 와인까지 팔고 있다. 참 재미난 발상이다.😀



4. 포르투 대성당(Porto Cathed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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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 대성당(Porto Cathedral)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골목길을 누비다 보니 어느새 포르투 대성당에 도착했다. 

포르투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인 포르투 대성당은 12세기초에 건립된 이래 18세기까지 개축과 증축을 거듭하면서 다양한 건축 양식이 혼재되어 있다고 한다. 

건립 초기에는 단조로운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축물이었던 것이 14세기 고딕 양식이 가미되고 17세기 중후반부터 바로크 스타일로 대대적인 개축이 이뤄지면서 내외부 장식이 화려하게 변모했다. 성당 내부의 아줄레주 장식도 18세기에 추가된 것이라고 한다. 

성당 광장에 서 있는 꽈배기같이 생긴 기둥이 무엇인지 검색해 보니 '포르투의 칼(Pelourinho do Porto)'이란 이름의 탑이다. 여기서 '칼'은 영어로 Pillory, 즉 옛날 죄인의 목에 씌우던 형틀을 의미한다. 저 기둥에 죄인이나 노예를 묶어두고 매질을 했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은 참 잔인하다.😣


산티아고순례길-표지석
산티아고 순례길 표지석

광장 한쪽 구석에 반가운 비석이 하나 서있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표지석이다. 
포르투는 산티아고 순례길의 여러 루트 중 하나인 포르투갈길 해안길이 시작되는 도시다. 포르투갈길은 내륙길과 해안길로 나뉘는데, 내륙길은 리스본에서 시작해 포르투를 경유한다. 

포르투에서 순례길을 걷기 시작하는 사람은 포르투 대성당에서 크레덴셜(순례자 여권)을 구입할 수 있다. 



5. 상벤투역(São Bento Station)

포르투-시티투어버스
시티투어 버스

포르투 대성당에서 도로변으로 나와 언덕을 내려오니 건너편에 아줄레주 벽화 명소인 상벤투역이 보인다.

상벤투역-외부-전경
상벤투역(São Bento Station)외부 전경


현재 상벤투역이 있는 이곳은 원래 성베네딕트회 수도원이 있던 자리라고 한다. 상벤투(São Bento)는 '성 베네딕트(Saint Benedict)의 포르투갈어 표기다. 1888년 수도원이 철거되고 상벤투역사의 건립이 시작된다. 처음으로 철도가 운행된 해는 1896년이라고 한다.  

현재, 상벤투역을 종착역으로 하는 3개의 노선이 운행되고 있는데, 도루강 주변의 주요 관광지를 달리는 '도루선(Linha do Douro)'과 해안을 따라 발렌사(Valença)까지 이어지는 '미뉴선(Linha do Minho), 그리고 포르투 근교 지역과 연결되는 '브라가선(Ramal de Braga)'이 그것이다. 


상벤투역-내부-전경
상벤투역(São Bento) 내부 전경

상벤투역의 내벽은 아줄레주 타일로 빼곡히 장식되어 있다. 

아줄레주(Azuljo)는 포트투갈의 전통 타일 양식으로, '작고 아름다운 돌'이란 의미의 아라비아어에서 유래한 단어라고 한다. 스페인 알함브라 궁전의 이슬람 양식 타일의 영향을 받았으나 점차 포르투갈 특유의 문화를 담은 독특한 창작물로 자리매김했다. 

상벤투역에 사용된 아줄레주 타일의 개수는 약 2만여 개에 달한다고 한다. 이 타일들로 포르투갈 역사의 변곡점이 되었던 중요한 사건들과 일반서민들의 생활상 등을 벽화로 묘사해 놓았다.  


포르투시민들의-일상을-담아낸-아줄레주-벽화
포르투 시민들의 일상을 담아낸 아줄레주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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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앙 1세와 필리파 여왕의 결혼식 행렬

위 벽화는 포르투갈 국왕 주앙 1세(JoãoⅠ)와 영국의 공주 필리파(Philippa of Lancaster)결혼식 행렬이 포르투로 들어오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결혼식은 1387년 포르투 대성당에서 거행되었는데, 포르투갈의 왕실 결혼식이 포르투에서 치러진 것은 이것이 유일하다고 한다. 


항해왕자-엔히크의-세우타 정복
항해왕자 엔히크의 세우타 정복

항해왕자 엔히크(Henrique)라는 인물은 앞서 언급한 주앙 1세(JoãoⅠ)의 셋째 아들이다. 이 벽화는 그가 1415년 북아프리카의 세우타(Ceuta) 정복을 위해 전투에 나선 모습을 그린 것이다. 엔히크는 세우타 정복을 시작으로 아프리카 해양 항로 개척에 주력하여 마데이라 제도, 아조레스 제도 등에 식민지를 건설한다. 

세우타는 1580년 이베리아 연합(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동군연합)이 결성되면서 스페인에 넘어간다. 이후 1640년 포르투갈이 독립전쟁에 승리하고, 1668년 체결된 리스본 조약에 의해 스페인령으로 확정된다. 


상벤투역의-아줄레주-벽화-물동이를-들고-있는-여인
상벤투역의 아줄레주 벽화 - 물동이를 들고 있는 여인

푸른빛과 흰색이 어우러진 타일 조각들을 모아 붙여 그려낸 벽화들이 당장 프라도 미술관에 걸어 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훌륭하다. 

포르투는 정말 말 그대로 도시 전체가 문화유산이다. 발을 옮기는 곳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6. 맥도널드

포르투-맥도널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맥도널드-포르투의 맥도널드 매장


심지어 맥도널드 매장까지 이렇게 멋지다. 
내부로 들어서면 화려한 샹들리에가 천정에 줄지어 매달려 있는데, 매장 한쪽에 나란히 서 있는 키오스크와 럭셔리한 샹들리에의 조합이 왠지 어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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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프랑스 루트를 완주하고 포르투를 첫 여행지로 결정하게 된 계기는 이곳이 순례길의 종착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포르투를 방문했던 지인들이 한 목소리로 이곳을 적극 추천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포르투는 정말이지 낭만 그 자체인 도시다. 포르투를 직접 경험해 보니 왜 사람들이 그렇게 "포르투, 포르투" 하는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오늘의 여정 
동루이스 다리히베이라 광장My Coffee Porto포르투 대성당상벤투역맥도널드

포르투-역사지구-지도
포르투 역사지구


결론 : 포르투 역사지구를 도보로 여행하며 만난 이 도시의 과거와 현재는 그야말로 매력적이었다. 좁은 골목길부터 유서 깊은 건물들까지, 걷는 내내 포르투의 생생한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 포르투 역사지구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박물관 같았다. 이곳을 천천히 걸으며 포르투의 진정한 매력을 발견해 보시라. 포르투의 이야기가 당신의 발걸음을 따라 펼쳐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