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 파두(Fado)공연 관람 후기, Casa da Guitarra

오늘은 포르투갈의 대표적인 전통음악이자 포르투갈 문화의 정수인 파두(Fado)에 대해 소개하고, 포르투의 파두 극장 Casa da Guitarra에서의 파두 공연 관람 후기를 남겨보려고 한다.


파두(Fado)란 무엇인가?

파두(Fado)는 포르투갈의 전통음악 장르로, 슬프고도 애절한 선율과 감성적인 가사를 특징으로 한다. 이 음악은 포르투갈어로 그리움과 향수를 뜻하는 '사우다드(Saudade)'라는 정서를 담고 있는데, 이는 단순한 그리움을 넘어 기쁨과 슬픔이 혼합된, 아픔 속에서 달콤함을 느끼는 양가적인 감정이며, 인생의 불완전함과 결핍을 표현하는 철학적인 의미도 품고 있다. '사우다드'는 포르투갈 문화에서는 매우 중요한 개념으로 포르투갈 예술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한(恨)'과 어떤 면에서 일맥상통하는 어휘일 듯하다. 


파두(Fado)의 역사

파두의 정확한 기원에 대한 기록은 없지만 아프리카 노예들의 음악과 브라질, 아랍 음악의 요소가 혼재되어 있다고 한다. Fado는 라틴어의 'Fatum(운명)'에서 유래했다. 

경사면에-칼사다-포르투게사로-아말리아-호드리게스를-그려-놓았다-리스본
경사면에 칼사다 포르투게사로 파두의 여왕 아말리아 호드리게스를 그려 놓았다.(리스본) 

파두는 19세기 리스본의 서민 계층 사이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해, 20세기 초 '파두의 여왕'으로 불리는 아말리아 호드리게스(Amália Rodrigues)의 등장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다. 그러다 1974년 카네이션 혁명(포르투갈의 48년 독재정권에 맞서 일어난 군사 쿠데타이자 시민 혁명)으로 잠시 주춤했으나, 1990년대부터 다시 부흥기를 맞는다. 2011년에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Casa da Guitarra 파두 공연

동루이스 다리 2층을 건너 포르투 쪽으로 가다 보면 Vimara Feres 거리가 나오는데, 거리 왼편으로 자그마한 간판이 붙은 파두 공연장이 나온다. 바로 Casa da Guitarra(기타의 집) 극장이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입구에 동그란 모양의 포르투갈 전통 기타(Guitarra Portuguesa) 사진이 붙어 있었는데 지금도 그대로 있는지는 모르겠다. 파두 공연에서 사용하는 이 기타라 포르투게사는 12줄의 금속현으로 만들어져 보통 기타와는 음색이 조금 다르다고 한다. 나 같은 문외한은 차이를 잘 못 느꼈지만 섬세한 사람은 포르투갈 전통 기타만의 독특한 음색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극장에는 공연장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기타를 판매하고 수리하는 상점도 같이 있다. 이뿐 아니라 파두 강좌나 워크숍 등을 통해 파두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파두 문화센터로의 역할도 하고 있다.  

파두-가수가-노래를-하고-있다
파두 가수가 노래를 하고 있다.

📍Casa da Guitarra 위치

주소 Av. Vimara Peres 49, 4000-545 Porto
영업시간(상점)  10:00~13:00, 14:30~19:00(일요일 휴무)
공연  오후 6:00, 7:30, 9:15 (매일)
요금  18€ (온라인 예약 시 15.3€)

공연 요금은 18유로인데,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할 경우 할인을 받을 수 있으니 미리 예약하고 방문하길 권한다. 입장을 하면 포트 와인 한 잔을 무료로 나눠 준다. 


파두공연-무대인사
마지막 무대 인사

파두는 입에서 입으로 전승되어 온 전통문화로 즉흥적인 성격이 짙다. 우리나라의 판소리처럼 말이다. 판소리에도 소리꾼과 고수가 있는 것처럼 파두에서도 남성과 여성 가수가 번갈아 노래를 하면 이제 장단을 맞춰 악기를 연주한다. 가사를 이해하지 못하니 내용은 알 수 없으나
파두 역시 판소리의 창(唱)과 같이 짙은 호소력에 한(恨)의 정서를 담고 있는 듯 들렸다. 

남성과 여성 가수가 번갈아 가며 노래를 하는데, 각기 다른 감성과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남성의 깊고 묵직한 울림과 여성의 섬세하고 애절한 음성, 그리고 기타의 트레몰로 선율이 적절하게 조화되어 완벽한 무대를 만들었다. 
공연은 한 시간 남짓으로 짧았으나 '사우다드(Saudade)'라는 단어가 내포한 정서가 어떤 것인지 겉핥기로나마 체험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결론 : 포르투갈을 방문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파두 공연은 반드시 관람하기를 추천한다. 포르투갈 문화의 정체성과 포르투갈 사람들의 저변에 깔리 정서를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포르투의 Casa da Gitarra 극장은 소규모의 공연장이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좋았다. 가까이에서 공연을 볼 수 있어서 마치 마치 내가 무대 위에 함께 있는 듯한 황홀한 착각을 하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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