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 자전거로 대서양 해변 라이딩(+포르투 시민공원)

포르투는 도보여행에도 최적화된 곳이지만 자전거 도로와 강변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자전거를 타고 둘러보기에도 너무 좋은 곳이다. 그만큼 자전거 대여 업체들도 많이 있다. 

오늘은 자전거로 포르투 대서양 해변 라이딩을 한 경험을 공유하려고 한다. 도루강변에서 대서양의 해변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달려 포르투 시민공원(Parque da Cidade do Porto)까지 둘러보려고 한다. 히베이라 광장에서 포르투 시민공원까지는 편도로 약 9km 거리다. 


포르투-시민공원-Parque-da-Cidade-do-Porto
포르투 시민공원(Parque da Cidade do Porto)


1. 자전거 대여 업체(Vieguini)

히베이라 광장에서 도루강을 왼쪽으로 끼고 걷다 보면 노바 다 알팬드가(Nova da Alfândega) 거리가 나오는데, 거리가 시작되는 지점에 Vieguini라는 자전거 대여업체가 있다. 인판테(Infante) 정류장(트램, 버스) 바로 근처다. 구글 검색을 통해 리뷰가 좋아 방문하게 되었다. 


R. Nova da Alfândega 7, 4050-253
오전 9:30 ~ 오후 7:00
2시간 6€, 4시간 11€, 6시간 14€, All day 15€, 1일(24시간) 18 €, 2일 28€

반납시간이 늦어지면 추가 요금을 지불하면 된다고 하여 일단 4시간을 렌트하기로 한다. 전기자전거나 스쿠터도 빌릴 수 있는데 나는 일반 자전거를 대여했다. 오래된 업체인지 자전거가 완전 새것은 아니었는데, 타고 가는 길에 안장이 살짝 돌아가서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별 탈 없이 잘 타고 다녔다는.😂


Nova-da-Alfândega-거리
Nova da Alfândega 거리

포르투의 명물 중 하나인 노란색 1번 트램이 지나는 노바 다 알팬드가(Nova da Alfândega) 거리를 따라 달리다 보면 대서양을 마주하게 된다.

태국의 툭툭을 연상시키는 하얀 귀여운 삼륜차는 여기서도 툭툭(Tuk Tuk)이라 부른다. 태국처럼 대중교통으로 이용되는 것은 아니고, 투어용으로 정해진 코스나 이용시간에 따라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주로 빨간색 툭툭이 많이 돌아다닌다.  


2. 아하비다 다리(Ponte da Arrábida)

아하비다 다리(Ponte da Arrábida)


조금 달리다 보니 거대한 콘크리트 다리가 보인다. 
포르투와 빌라 노바 드 가이아를 잇는 교량 중 하나인 아하비다 다리(Ponte da Arrábida)다.

아하비다 다리는 도루강에 놓인 다리 중 대서양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다. 1963년 완공된 이 다리는 길이 270m의 6차선 도로교로 당시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콘크리트 아치 다리였다고 한다. 가이드 투어를 이용해 하네스를 장착하고 아치에 오를 수 있다고 하니 관심 있는 사람은 시도해 봐도 재밌을 듯하다. 


도루강변의-자전거-도로
도루강변의 자전거 도로(좌측)

포르투 구시가지를 벗어나기 전까지는 차도나 트램이 다니는 철로 위를 달려야 하는 구간이 있는데, 자전거 바퀴가 철로 사이에 끼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철로 틈에 바가 끼어 넘어지거나 바퀴가 빠지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관광명소가 집중되어 있는 구시가지를 벗어나면 강변을 따라 널찍한 자전거 도로가 깔려있어 그때부턴 신나게 바다를 보며 달리면 된다. 


3. The Messenger(O Mensageiro)

The-Messenger-by-Irene-Vilar
The Messenger(O Mensageiro) by Irene Vilar


도루강에서 대서양으로 접어드는 포즈 해변(Foz do Douro) 어귀에는 등에 날개가 달린 천사의 형상을 한 청동조각상이 하나 서 있다. 이 조각상은 Irene Vilar라는 조각가의 The Messenger(O Mensageiro)라는 작품이라고 한다. 2001년에 세워진 이 동상은 포르투 시민들 사이에서는 '포르투에 희망을 가져다주는 메신저'로 통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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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루강변의-자전거-도로
도루강변의 자전거 도로

대서양을 향해 자전거로 도루강변을 달리는 기분은 흠... 뭐라 표현해야 할까. 일단은 포카리스웨트 광고의 배경음악이 절로 귓가에 퍼진다. 살갗에 닿는 청량한 바닷바람을 가르며 내리쬐는 바삭한 햇살을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익숙한 바다 내음이 오래된 추억을 소환한다. 신명나게 페달을 밟을수록 허벅지와 종아리로 찾아드는 팽팽한 긴장감이 기분 좋다. 살아있는 느낌 그 자체다.  

강변을 따라 서 있는 아름드리나무들이 그늘을 내어 주어 한여름이지만 쾌적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수령을 가늠키도 어려운 고목들도 종종 보인다. 나무의 고마움을 새삼 느낀다. 


4. Ingleses Beach(Praia dos Ingleses)

Ingleses Beach


포르투의 비치는 새하얀 백사장이 끝도 없이 펼쳐진 그런 눈부신 해변은 아니다. 제주도처럼 돌과 바위가 많은 해안이다. 하지만 주변에 공원이나 산책로,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여는 펜시한 카페들이 많아 관광객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이 있다. 관광객에게는 대서양의 한 작은 해변이지만 주민들에게는 길만 건너면 갈 수 있는 거대한 수영장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5. Gondarém Beach(Praia de Gondarém)

Gondarém Beach


짚으로 엮은 파라솔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이 작은 비치는 곤다렘 비치(Gondarém Beach)다. 이 해안은 썰물 때면 바위 안쪽으로 자연풀이 형성된다고 한다. 아이들과 함께 가족 단위로 나들이하기 좋은 아기자기한 바닷가다.  


6. Molhe Beach(Praia do Molhe)

Molhe Beach


‘Molhe’는 Molhe 부두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 이곳에서는 낚시를 하는 주민도 눈에 띄었다. 파도가 제법 세서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이다. 샤워 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주변에는 연노랑의 아치형 난간을 두른 예쁜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빨간 벤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노인들의 뒷모습에 만감이 교차한다. 어떤 인생에 애환이 없겠냐마는 어쨌든 이런 곳에서 노후를 보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한 삶이란 생각이 든다. 


7. Homem do Leme Beach(Praia do Homem do Leme)

Homem-do-Leme-Beach
Homem do Leme Beach


Homem do Leme는 '조타수, 키잡이'란 뜻이라고 한다. 어린이들을 위해 목재로 놀이터를 만들어 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멀리서 보니 모래로 쌓은 성처럼 보인다. 

Homem-do-Leme비치의-어린이-공원
Homem do Leme 비치의 어린이 공원

파란 하늘 아래 반짝이는 윤슬을 배경으로, 황금빛 모래사장 위에서 빛바랜 나무 미끄럼틀과 그네를 타고 있는 아이들. 참 평화롭다. 눈이 편안해지는 장면이다. 


해변의-아이스크림-부스
해변의 아이스크림 부스

동글동글한 아이스크림 부스에는 포르투의 랜드마크인 동루이스 다리와 그 위를 지나는 메트로, 멀리로 클레리구스 종탑이 그려져 있다. 왼편 아래를 보면 정어리를 굽고 있다. 참 깨알같이 디테일을 담았다.🥰


8. 포르투 시민공원(Parque da Cidade do Porto)

Cidade는 City라는 뜻이라 직역을 하면 '도심공원'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지만, 시립 혹은 시민공원이라고 번역된 곳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시민공원'이 가장 친숙하게 들려 시민공원이라고 지칭하도록 하겠다. 

포르투-시민공원-산책로
포르투 시민공원 산책로


포르투 시민공원은 면적이 무려 25만 평이 넘는 포르투갈에서 가장 큰 공원이다. 공원 산책로의 길이는 10km에 육박한다.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구석구석 자전거를 타고 돌기에도 불편함이 없었다. 

1993년 개장한 이 공원은 포르투갈의 유명한 조경 건축가인 시도니우 코스타 파르달(Sidónio Costa Pardal)이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모델로 설계한 것이다. 공원의 디자인과 시설 면에서 유럽 안에서도 가장 설계가 잘 된 도심공원 중 하나로 인정받는다고 한다.

공원 내에는 축구장과 농구코트까지 있다. 축제나 공연을 위한 행사장도 있어 주민들의 휴식과 여가를 책임지는 복합문화공간이기도 하다. 매년 6월에는 NOS Primavera Sound라는 음악 축제가 열려 수천 명의 사람들이 이곳에 모인다고 한다. 


공원-호수에서-놀고-있는-오리들
공원 호수에서 놀고 있는 오리들

공원에는 울창한 숲과 호수가 있어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호수에서는 오리와 거위, 백조들이 줄을 지어 물놀이를 하고 있다. 보고 있는 것 만으로 힐링이 된다. 하루 종일 있어도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 


일광욕을-즐기는-오리와-거위들
일광욕을 즐기는 오리와 거위들

물놀이를 하다 나와 볕 아래서 깃털을 말리고 서 있는 모습이 왜 이리 귀여운지.😆
일광욕은 깃털 사이의 기생충을 제거해 주기도 하고 비타민-D를 합성하여 뼈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새들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목욕과 더불어 일광욕 자체를 즐기기도 한단다. 파닥파닥 날갯짓을 얼마나 시원하게 하던지 잔디 여기저기 깃털들이 보송보송 떨어져 있었다. 


거위의-노란-부리와-다리가-너무-귀엽다
거위의 노란 부리와 다리가 너무 귀엽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다가 거위를 몇 번 마주쳤는데, 다짜고짜 다가와 발을 쪼아서 당황한 적이 있다. 걔네들은 인간을 위협적인 존재라 인식하는 것 같았다. 아니면 새끼가 옆에 있어 보호하려는 본능이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 공원에 있는 거위들은 온순하다. 나를 보고도 거의 투명인간 취급하는 듯하다. 안전하다 느끼나 보다. 인간과 동물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이곳이 왠지 판타지 속 공간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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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길에는 주택가의 도로를 달리다 해변가로 나갔다. 시간이 더 있었으면 세할베스(Serralves) 공원에 들르고 싶었는데, 또 다른 계획들이 있어 그냥 지나쳤다.   

다음에 좀 더 여유 있는 일정으로 포르투를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그때는 좀 더 원거리까지 자전거로 여행을 하고 싶다. 자전거를 타고 대서양 해변을 달렸던 시간이 개인적으로는 포르투에서 가장 행복한 경험이었다.🥰 



🚶오늘의 여정 

Vieguini(자전거대여)⇨아하비다 다리⇨Ingleses BeachGondarém Beach⇨Molhe BeachHomem do Leme Beach포르투 시민공원


오늘의-여정
오늘의 여정


결론 : 자전거로 포르투 대서양 해변을 따라 시원한 바람과 아름다운 해변을 만끽하며 포르투 시민 공원까지 달렸던 여정은 정말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포르투는 자전거를 타고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다. 자연과 도시의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포르투를 방문하는 이들은 반드시 자전거 라이딩을 해 보시라! 포르투를 더 사랑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