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 중 하나인 벨렝 타워(Torre de Belém)는 리스본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필수 코스로 꼽는 장소 중 하나일 것이다. 오늘은 16세기 포르투갈의 대항해 시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건축물 '벨렝 타워'를 방문한 경험을 공유하려고 한다. 참고로 리스보아 카드가 있으면 벨렝 타워에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벨렝 타워 |
벨렝 타워의 역사
건축 배경
벨렝 타워는 포르투갈의 탐험가 바스쿠 다 가마(Vasco da Gama)의 인도 항로 개척을 기념하기 위해, 당시 왕이었던 마누엘 1세(Manuel I)의 명령으로 포르투갈 건축가 프란시스코 드 아루다(Francisco de Arruda)에 의해 설립되었다고 한다.
해양 항로의 상징
테주(Tejo) 강에서 대서양으로 나가는 길목에 세워진 벨렝 타워는 리스본을 지키는 중요한 요새이자 포르투갈의 대항해 시대를 상징하는 기념비적 장소다. 왕과 귀족들이 이 탑에 모여 신대륙을 향해 떠나는 탐험가들을 배웅했다고 한다.
벨렝 타워의 건축 특징
벨렝 타워 외관 |
고딕과 마누엘 양식
벨렝 타워의 외벽은 마누엘 양식으로 장식되어 있는데, 이는 포르투갈의 해양 제국 전성기를 반영하는 양식이다. 마누엘 양식은 포르투갈의 마누엘 1세가 통치하던 16세기 초에 유행하던 건축 양식으로 왕의 이름을 딴 명칭이라고 한다. 이 포르투갈 특유의 건축 양식은 고딕 양식을 기본으로 하되, 해양 시대를 상징하는 장식들을 가미했다. 건물 외벽에 조각된 밧줄과 십자가 문양, 탑 꼭대기의 구체(球體) 등이 대표적인 예다.
타워의 내부 구조
벨렝 타워는 4층 구조로 높이는 약 30m에 이른다. 각 층마다 테라스와 전망대가 있어 테주 강과 대서양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가장 아래층에는 화포가 배치되어 있는데, 이곳은 당시 리스본 항구로 적의 배들이 침입하는 것을 감시하고 방어하기 위한 시설이었다고 한다. 이 공간은 또한 적군의 포로나 죄수를 가두는 지하 감옥으로도 이용되었는데, 만조 때에는 이 지하 감옥까지 물에 잠겨 죄수들이 큰 고통을 겪었다고 한다. 인간의 잔인함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방어시설 및 지하감옥으로 사용되었던 벨렝타워의 가장 아래층 |
벨렝 타워 방문 정보
대중교통으로 가는 방법
벨렝 타워는 Lg. Princesa 트램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테주 강변을 따라 달리는 15E 트램을 이용하면 리스본의 웬만한 주요 관광지들은 다 갈 수 있는데, 벨렝 타워 역시 15E 트램을 타는 것이 대중교통으로 가는 방법 중에는 가장 편리하다.
리스보아 카드가 있으면 벨렝 타워 입장은 물론 트램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니 리스보아 카드를 미리 꼭 구입하길 추천한다. 리스보아 카드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한 포스팅을 참고하면 된다.
운영 시간과 입장료
벨렝 타워의 운영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로 입장료는 성인 8유로다. 만 12세 이하는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고 한다. 나는 리스보아 카드를 소지하고 있어 무료입장은 물론, 대기 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참고로, 현장의 입장 대기줄은 엄청 길었는데, 그늘 한 점 없는 곳에서 기다려야 한다. 월요일과 공휴일은 휴무라고 하니 오픈 여부를 미리 확인한 후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벨렝 타워 주변의 볼거리들
벨렝 타워 주변에는 여러 볼거리들이 있는데, 타워에서 도보 15분 정도 거리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제로니무스 수도원이 있다. 또 수도원 근처에는 리스본에서 가장 유명한 나타(Pastel de Nata, 에그타르트) 맛집 '파스테이스 드 벨렝(Pastéis de Belém)'이 있다. 운 좋게도 오래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었는데, 내부에 앉을 자리는 꽉 차서 밖에 서서 먹었다.😹 나타는 명성만큼 맛있었다. 겉바속촉 그 자체. 에그타르트에는 달걀 노른자가 들어가는데, 포르투갈의 나타는 달걀 맛이 거의 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그래서 더 좋았다.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었다.
파스테이스 드 벨렝 외벽의 아줄레주 타일을 배경으로 찍은 나타 패키지 |
굳이 멀리 걷고 싶지 않다면, 벨렝 타워 바로 옆에 있는 공원(Jardim da Torre de Belém)의 아름드리 나무 아래서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도 좋을 것 같다. 현지인들이 강아지들을 데리고 나와 누워있는 모습이 여유롭고 평화로워 보였다.
벨렝 타워 정원 (Jardim da Torre de Belém) |
결론
왜 벨렝 타워가 리스본 여행의 필수 코스인지 방문해 보니 알 것 같았다. 테주 강과 대서양이 이어지는 길목에 우뚝 선 벨렝 타워는 건축물 자체도 아름다웠지만, 포르투갈의 해양 시대를 엿볼 수 있는 역사적인 장소였다. 주변의 다른 주요 관광지들과 묶어서 하루 일정으로 방문하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