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연도 당산 상록수림 산책

외연도 중심부에 위치한 당산 상록수림은 천연기념물 136호로 지정된 국유림이다. 높이 73m, 면적 3h에 불과한 마을 뒷산이지만 우리나라 남서부 도서의 식물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상록수림엔 어떤 나무들이 있을까

외연도-당산상록수림-꾸지뽕나무
꾸지뽕 나무

외연도 상록수림에는 후박나무, 팽나무, 뽕나무, 상수리나무 등의 다양한 상록활엽수종을 비롯해 참나무, 피나무 등의 낙엽활엽수들이 한데 어우러져 아름드리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동백나무도 많아 꽃들이 개화하는 시기에 오면 특히나 더 황홀할 듯하다. 가득한 꽃향기로 후각까지 즐거울 테니 말이다. 단풍이 물든 가을 풍경도 틀림없이 장관일 터이니 상록수림은 어느 계절에 오든 그때만의 매력이 있을 것 같다. 

상록수림에는 외연도의 상징과도 같은 백 년을 훌쩍 넘은 동백나무 연리지 '사랑나무'가 있어 방문객들의 사랑을 받았었는데, 안타깝게도 2010년 태풍곤파스를 시작으로 외연도에 몰아닥친 태풍으로 인해 이제는 볼 수 없게 되었다. 


외연도초등학교

외연도초등학교
외연도초등학교

당산 상록수림은 외연도 초등학교 방면과 마을 테마공원 방향으로 진입로가 나 있다. 우리는 외연도 초등학교 쪽에서 들어갔다. 외연도 초등학교는 청파초등학교의 외연도 분교로 1943년에 개교했다고 한다. 최근 학생 수의 감소로 독립적인 운영이 어렵게 되어 청파초등학교의 분교장으로 개편이 된 것이라고 한다. 2024년 현재 4개 학급에 8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당산-상록수림-진입로
당산 상록수림 진입로

외연도 초등학교 정면을 바라보고 왼편으로 당산 상록수림 진입로가 보인다. 진입로 입구에는 당산 상록수림 안내판이 서 있다.


당산 상록수림 산책로

당산-상록수림-나무데크
당산 상록수림 산책로

당산-상록수림-산책로
당산 상록수림 산책로 나무데크

산책로에는 목재 데크가 깔려있어 노약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평소에 신는 편한 신발로 충분히 둘러만 한 곳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이라 비수기임에도 정비가 잘 되어 있었다. 

외연도-당산-팽나무
팽나무

할머니의 주름진 손가죽처럼 두꺼워진 팽나무 나무껍질이 수령을 짐작케 한다. 팽나무는 느릅나무과의 낙엽활엽수로 우리나라나, 중국, 일본 동아시아의 온대기후 지역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나무다. 키가 20m까지 자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중남부 지방에 마을의 당산나무로 서 있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해안지방에서는 마을의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는 당집 옆에서 흔히 볼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팽나무는 예로부터 신령스러운 나무로 여겨져 비보림(마을의 풍수상 단점을 보완해 주는 숲)에도 식재되는 나무였다고 한다. 수령은 보통 500년 정도라고 한다. 가을이면 빨간 열매가 열리는데 맛이 달콤해서 새들이 엄청 좋아한단다. 


중국-제나라-전횡-장군-사당
중국 제나라 전횡 장군 사당

기원전 202년 중국 제나라가 망하고 한나라가 들어서자 제나라 전횡 장군이 부하들을 이끌고 외연도에 정착해 살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전횡 장군은 풍어의 신으로 여겨져 매년 음력 2월 14일 열리는 외연도 당제에서는 이 사당에 제사를 올린다. 외연도에 전횡 장군의 사당이 지어진 것은 1936년의 일인데, 그 이전에도 제단을 만들어 제사를 지내왔다고 한다. 외연도 외에 어청도, 녹도 등에도 전횡 장국 사당이 있는데, 이는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까운 서해만의 독특한 현상으로 중국과의 활발한 교류의 영향으로 보인다. 


참식나무
참식나무

참식나무는 따뜻한 기후에서 자라는 녹나무과의 상록교목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나 울릉도, 남쪽 도서 지역에서 주로 발견된다. 팽나무처럼 붉은 열매를 맺는데 참식나무 열매는 익는데 1년 여가 걸린다고 한다. 


예술작품같은-거미줄
예술작품 같은 거미줄

거미줄을 멋드러지게도 쳐 놨다. 인간이 만들어낸 어떤 장신구보다도 아름답다. 방문객이 없는 시기라 그런지 산책로 한 가운데를 거미줄로 다 막아놓은 곳도 있었다. 정성껏 만들었을 거미줄을 망치기 싫어 림보를 하듯 조심스레 지나갔다.😆 


외연도-몽돌해변
몽돌해변

울창한 아름드리 숲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해안절벽이 보인다. 외연도의 해변에는 백사장이 없다. 모두 몽돌해변이다. 엄밀히 말하면 현재는 그렇단 얘기다. 현재 선착장이 있는 남동쪽 해안은 항만시설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백사장이었다고 한다. 외연도 해변에서는 낚시나 해산물 채취가 허용되는데, 전복과 홍합은 개인이 채취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이 아름다운 섬이 2007년 겨울에는 태안 기름유출사건으로 온통 기름에 뒤덮였었다고 한다. 원래의 모습으로 복구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생을 했을지. 자연에서 얻는 것의 반의 반만큼이라도 자연을 아끼고 보호하며 살아야 할 텐데. 나부터도 반성하게 된다.   


외연도-당산-상록수림-피나무
피나무

달피나무라고도 불리우는 피나무는 숲속 골짜기의 비옥한 땅에서 자란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생하며 내음성이 강해 그늘에서도 잘 자란다고 한다. 무른 성질이 있어 조각에 적합하여 가구나 불상 등을 만드는 데에 사용되었다. 조선 시대의 목조 문화재에도 피나무가 주로 사용되었는데,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고 있는 궤짝도 피나무로 만든 것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피나무 껍질은 수분에 강하고 질겨서 망태기나 자루, 그물 등의 재료로도 이용된다. 

날이 맑았으면 잎사귀에 햇살이 투영되어 반짝반짝 더 예뻤을테지만, 그래도 시원한 날씨 덕에 한여름 산책길이 쾌적했으니 그걸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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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연도 보호수 팽나무

충남 보령시 오천면 외연도리의 보호수인 수령 200년이 넘는 팽나무다. 1822년에 심어진 이 나무의 수관(나무의 가지와 잎이 달려 있는 부분으로 원 몸통에서 나온 줄기) 폭은 20m나 된다고 한다. 2010년 태풍 '곤파스'에 의해 일부가 잘려나갔으나, 여전히 건재하여 마을을 보호하고 있다. 


외연도-마을-고목
외연도 마을 고목

마을 고목과 경계없이 자란 들꽃들이 외연도의 정체성을 말해주는 듯하다. 외연도는 오랜 세월 묵묵히 곁을 지켜준 벗과 같이 푸근하고 편안한 섬이었다. 그냥 그런 느낌이 들었다.   

외연도 당산 상록수림은

어느 계절에 와도 저마다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외연도를 방문한다면 꼭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산책로에 나무데크가 깔려 있어 노약자들이 가볍게 산책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외연도는 꼭 다시 오고 싶은 섬이다.